요즘 등촌 상권에 들어서면 본격 유흥시설 말고도 이른바 2차, 3차로 분류되는 술집들이 눈에 밟힌다. 그중에서도 손님이 물 흐르듯 들어갔다 나가는 곳은 대부분 길 하나를 끼고 붙어 있다. 별다른 외형 장식 없이 간판만 박아둔 곳이 평균 대기 시간은 짧은데, 반대로 입구부터 화려하게 꾸며놓은 데는 손님이 몰려도 재방문률이 바닥을 친다. 표면적인 요소와 실제 만족도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건 이 상권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쪽에서 매체를 정리해 보면 크게 셋 정도 방향으로 나뉘는데, 룸 안에서 진행하는 형태, 좌석에서 진행하는 형태, 그리고 그냥 술만 먹는 형태가 있다. 룸 안에서 진행하는 곳은 비용이 한 단계 올라가지만 그만큼 프라이버시가 확보되고, 좌석형은 비용은 낮되 옆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따라 밤의 질이 갈린다. 술만 먹는 형태는 인원이 여유로워야 가성비가 나오고, 둘이면 그냥 일반 고깃집 손해 보는 꼴이 된다.
분위기라는 단어는 손님들 입에서 자주 나오지만 실제로 체감이 되는 지점은 의외로 좁다. 조명이 너무 밝으면 분위기 이전에 동사무소 느낌이고, 반대로 너무 어두우면 얼굴 구분이 안 돼서 대화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배로 든다. 적당한 선을 잡고 있는 곳은 상권 전체를 통틀어 손가락으로 셀 만큼밖에 없다. 나머지는 둘 중 하나로 치우쳐 있다.
서비스라는 말 뒤에 숨기는 진짜 내용은 결국 직원의 경험치다. 같은 업소 안에서도 오래 근무한 직원이 배정되면 진행이 매끄럽고, 신입이 잡히면 흐름이 자꾸 끊긴다. 등촌 쪽은 인력이 자주 바뀌는 편이라 그날 운에 맡기는 비중이 꽤 크다. 그래서 한 번 방문해서 만족도가 나왔다고 그 집을 단정 짓기도 어렵고, 반대로 한 번 실패했다고 끝까지 나쁜 집으로 단정 짓는 것도 똑같이 위험하다.
결정적으로 이 상권은 시간대별 편차가 심하다. 이른 저녁엔 가볍게 술 마시는 사람들 위주라 분위기가 차분하고, 시간이 늦어질수록 소음과 인원 밀도가 같이 올라간다. 자기 전에 잠깐 들를 거라면 한낮 시간대 선택이 맞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싶다면 평일 늦은 시간대가 계산상 효율이 좋다. 주말은 그야말로 전쟁터이니 굳이 그 시간을 노리지 않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